2006년 08월 24일
지구방위기업 다이가드
이번 포스팅은 [지구방위기업 다이가드] 감상입니다. 세부적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부분이 많기에, 보실 예정이신 분들은 미리니름(스포일러/네타바레) 문제가 있으므로 읽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다만,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인지 알고 싶은 분들이라면 한번 읽어보시고 흥미를 가지시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물론 일정부분 내용을 미리 알게되는건 피할수 없지만, 가능하다면 다들 한번씩 보셨으면 하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ㅁ-b
- XEBEC, 정말 오랜만에 보는 로고
이번에 이야기할 작품인 [지구방위기업 다이가드]는 이름에서 보면 알수 있듯이, 메카닉(특히 로봇)에 계열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제작한 곳은 XEBEC, 참 오랜만에 보는 로고였죠. 왜냐하면 제가 애니메이션을 거의 초창기에 접했던 [기동전함 나데시코] 이후로 몇년만에 처음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초창기 봤던 작품이 그렇듯이 꽤 강하게 각인이 되어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인연이 없었는지 그 후로 이쪽에서 작업했던 작품들을 거의 만나지 못했죠.
사실 설정때문에 보게된 작품이지만, 생각지도 못한 로고를 봐서 첫 인상이 꽤 좋았다고 할까요?
- 사실상 처음 접하는 '로봇 메카닉' 장르, 그런데...?
이 작품은상당히 특이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쪽 장르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용자'라든가 '열혈' 중심이 아니라 '회사'와 '월급쟁이(샐러리맨)'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작품입니다. 일반적인 열혈/용자물과 메카닉의 코드가 없는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직장 드라마'같은 느낌을 강하게 풍기는 작품이죠.
이러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원래 로봇 계열에 거의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저로써도 상당히 구미가 당겼습니다.'샐러리맨의 애환을 그린 로봇물'이라는 설정은 상당히 독특한 맛을 가지고 있죠.
- 사회는 그렇게 녹록치 않다
'다이가드'는 '21세기 안전 보장'이라는 군-민 결합형태의 회사 소유로 되어있는 로봇입니다. 괴수 '헤테로다인'을 물리치기 위해서 군에서 개발한 물건이지만, 처음 헤테로다인의 습격 이후에 12년동안 일이 없어서 이 회사로소유권을 양도시켜버렸죠.
이 작품은 회사 소유의 로봇이 실제로는 어떠한 영향력을 미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상당히 치밀하게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 작품 초기부터 등장하는 회사원들의 일반적인 삶이나 한번 출동할때마다 쏟아지는 엄청난 결재서류들, 그리고 회사 경영진 알력다툼이나 지분 분쟁, 민-군 합작 회사로써대주주인 군이 가지고 있는 각종 압력 행사 등등은 지금 제가 '로봇물'을 보고 있는지 '기업 분쟁 드라마'를 보고 있는지 헷갈릴 지경에 이릅니다.
이런 저런 회사나 군과의 마찰, 그리고 거기에 어쩔수 없이 따르는, 혹은 반발하는 '힘없는 샐러리맨'들의 자화상을 보면서, 정말 이 작품은 현실세계에 대한 패러디를 하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마치 불합리하고 부조리해보이는 사회에 대해서 '고발'한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할까요? 세상에 어느 로봇물에서 '이러한 감정'을 담아낼 수 있었을까요?
- 그야말로 '리얼'한 다이가드
이 작품의 독특한 점은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흔히 말하는 슝슝 날아서 합체를 한다거나 다른 물건들이 마음대로 변신해서 필요할때 짠하고 나타난다거나 하는것하고는 엄청난 거리가 있습니다.
다이가드는 크게 파일럿에 따라서 3부분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초기 총 중량 156톤에 달한다고 하는 이 로봇은 평상시에는 여러 부분으로 분리를 해서 이동을 시킵니다. 이동방법은 바로 '차'나 '비행기'와 같은 다른 교통수단에 의존해서 말이죠. 이녀석은 날아다니거나 하는것은 꿈도 꾸지 않고, 조립도 각 차량을 가져와서 '어셈블리 트레일러'라는 이동식 조립장치에서 사람들이 일일히 수작업으로 3명의 파일럿하고 호흡을 맞춰서 조립하게 되어있습니다.
....절대 날아다니거나 하는게 아닙니다. 분해된 부품을 필요한 장소에 가서 일일히 조립을 하는거죠. 퇴치 대상인 헤테로다인이 멀리 이동할때마다 다이가드는 '분해'와 '조립'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합니다.
제가 비록 메카닉이나 로봇물을 보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이런식의 분해와 조립'을 하는 메카닉 물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철저하게 현실 상황에 맞춰서, 조금 오버하면 마치 '고증'을 한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뭐, 후반에 여러가지 새로운 장비들이 개발되면서 이러한 불편함(?)은 점차적으로 감소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초기의 이러한 조립이나 이동 설정은 역시 타 작품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들이었습니다.
- 조직과 개인의 능력,자신의 상황의사이에서의 갈등
이 작품에는 거의 매 화 헤테로다인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다이가드는 출동해서 물리치죠. 하지만 사실상 헤테로다인의 '처리'자체에 고민을 하는 화는 전체 화중에서 3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헤테로다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주인공이나 소속부서(홍보 2과), 회사와 군과의 다양한 알력관계에 더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을 비롯한 동료들은 여러가지 압력에 시달리기도 하고, 해체 위기를 맞기도 합니다. 모두가 모여있을때는 정상적인 능력을 발휘할수 있지만 다양한 문제로 인해서 이러한 기회를 박탈당하거나 방해받는 경우가 많죠. 마치 사회의 한 단면을 도려내어서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각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자신의 개인적 상황도 중요한 흐름으로 작용합니다. 사적인 문제가 직장(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그리고 그러한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내는지 등도 드라마로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이처럼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을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를 설정하고 이를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메카, 로봇물이긴 하지만 단순히 열혈, 용자, 혹은 사랑과 같은 단편적 코드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개인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문제를 조명하고 이 꼬인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해쳐나가고 있습니다. '드라마'적 성격에 있어서 타 작품과는 차별화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지구방위기업 다이가드]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주인공이자 파일럿인 3사람을 포함하여, 동료인 홍보 2과 직원들, 군 관계자와 경영진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많은 등장인물이 나옵니다. 어림잡아서 이름이 등장하는 꽤 비중있는 인물만 꼽아도 20명 안팍은 되는 것 같은데 말이죠.
이렇게 다양한 인물들이 쏟아져나오면, 각 캐릭터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거나 기억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사실 이 부분때문에 이전에 XEBEC에서 제작했던 [기동전함 나데시코]에서는 개인적으로 꽤 마이너스 요인으로 지적했던 기억이 있죠.
하지만 (제가 이제 어느정도 익숙해져서인지도 모르지만) 이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각기 개성이 상당히 강합니다. 딱 얼굴만 봐도 누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어떠한 담당에서 행동패턴을 보여주는지 등이 상당히 쉽게 기억이 되었죠.
이는 작화의 터치(상당히 선이 굵은 스타일)도 크고 굵직굵직한 면도 있지만, 각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작업 및 특징에 대해서 상당히 세부적으로 알기 쉽게 묘사를 해준 덕분도 있습니다. '나데시코'에 비하면 상당히 세련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죠.
ps : 그래도 이름 외우는것과는 별개입니다.[..] 이름은 역시 잘 기억을 못하?募超봇?=_=
- 무너져가는 작화, 그러나 인상적인 성우 연기력
이 작품의 작화....는 뭐랄까요? 일단 원화 자체는 상당히 캐릭터성을 살려서 특징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남자 캐릭터들이 마음에 들었죠. 흔히 말하는 눈크고 동글동글한 여자캐릭터들은 자주 봐왔지만, '샐러리맨 스타일'의 청/장년층대의 남자 캐릭터들은 각기 상당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회사 중역, 혹은 군 중추급으로 올라가면 뭔가 '악역'의 포스가 풀풀 풍기는 냄새를 보여주고 있죠.(하지만 실제로 악역인가에 대해서는 물음표입니다. 모습만 그렇게 그려냈을 뿐이죠.) 아무튼 평범한(?) 주인공에 비하면 대체로 많은 등장인물들이 '이쁘고 둥글게'에 초점을 맞춘게 아니라 '개성 강한' 캐릭터를 그려내는데 주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동화적 측면에 있어서는 상당히 망가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초반에는 그래도 퀄리티가 비교적 준수하게 유지되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작화가 상당히 무너지더군요. 작화 무너짐의 필살 기술인 '확대/축소 얼굴', 혹은 '정면/측면 얼굴'의 '누구세요?'모드 스킬도 종종 발동되고 있었습니다. 초반 작화 스타일만 유지되었어도 좋았을텐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한편, 절대적인 선도, 악도 없는 이 작품에서 다양한 성격을 내포할 수 있는 연기력은 캐릭터성을 살리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점에서 성우분들의 연기력은캐릭터성을 잘 살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선/악역을 구분하기 애매모하게 만드는목소리들은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복합성과 어울려서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만, 워낙 마이너한 작품이다보니 성우 명단을 입수하기가 힘들어서 누가 어느 역을 했는지는 알기 힘들었던것이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베스트 애니메에 제대로 등록이 안되어있을정도면 orz)
- 샐러리맨의 애환을 그린 수작
[지구방위기업 다이가드], 이 작품을 추천해준 분들이 한결같이 외치는 말입니다. 제 연령대라면 이제 사회 초년생으로 회사에 다녔거나, 혹은 현재 다니고 있는 분들도 꽤 많은데, 이러한 '월급쟁이'의 입장에서 보여주는 이 작품이 주는 의미는 상당히 각별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회사에 직접 다닌것은 아니지만 직, 간접적으로 여러가지 일에 대해서 듣는 위치에 있는 상황입니다. 뭐랄까, 로봇/메카닉계의 '게임회사 이야기' 시리즈를 본 느낌이라고 할까요? 메카닉물을 '도구'로 삼아서 이러한 이야기를 뽑아낼수 있는 제작진의 능력에 솔직히 감탄했습니다.
다만, 작품의 특성상 타켓으로 잡아야하는 연령대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아이들이 보기에는 그다지 멋도 없고, 답답해보이는 진행이고, 어른들이 보기에는 뭔가 유치해보이는 느낌이 있습니다. 어느쪽에서 보든지간에'멋'이 없어보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죠. 이러한 애매한 포지셔닝속에서 '마이너'로 분류되고 이 작품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것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비록 작품 자체는 마이너로 분류되지만, 제작진이 시도했던 이러한 독특한 설정, 그리고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능력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특정 소재가 가지고 있는 고정 관념을 깨주는 느낌은 앞으로도 잊을수 없을듯 합니다.
ps : 이 작품 최고의 넌센스는 로봇운용을 하는 부서가 '홍보2과' 즉, 홍보부라는 사실이죠.[..] 마스코트 다이가드의 애환도 서려있는 작품입니다.;ㅁ;
* 이사 이전 댓글들
홍보 (PR) 계통 사람으로써 한마디 하자면 PR부서는 뭐든지 다한다니까요 <-
2006/08/25 11:28A파츠, B파츠, C파츠...
혹시 그 괴수가 붉은색은 아닌가요...
# by | 2006/08/24 21:24 | 애니 후기 (정식)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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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참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재미 없다고 하는사람도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오프닝음악은 좋아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