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대리인

이번에 본 작품은 [망상대리인] 입니다. 시험기간 타면서 보고 있던 작품이라 굉장히 힘들게 봤네요. ....이 작품은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식으로 포스팅을 해야겠습니다. 정말 그럴만한 가치가 있고 의무감(-_-)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네요.

이번 포스팅. 아쉽지만 미리니름(네타바레/스포일러)가 약간 있습니다 심각할 정도는 아닙니다만,그래도 조금 눈치가 있다면 이야기의 전체적인 맥락을 알 수 있는 정도로는 언급되어 있습니다. 보실 예정인 분들 중에서 찜찜한 분들은 안보시는 것을 권합니다.[..](굉장히 애매한 권유)



- 망상대리인....?

이 작품, 제목이 범상치 않습니다. 망상이라는 단어하고 대리인이라는 단어를 합성한 것이죠. 망상은 쓸데없는, 혹은 쓸모없는 생각으로 보면 좋을듯 하고, 대리인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대신하는 사람을 뜻하는거죠. 망상을 대리해주는 사람이라는 것이 무슨 뜻일까요?

이 작품의 답은 바로 이 제목에 숨겨져 있습니다.

- 끊어질듯 이어지는 이야기의 흐름

이 작품의 흐름은 굉장히 특이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 매 화가 '다른 주인공'을 내세워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으며, 각 인물들은 개별적으로 전혀 연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하게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대상도 아닙니다. 매 화 이전 화에서 나왔던 다른 인물들에 대해서 시선에서 다른 시선으로 이동하면서 집중적으로 관찰을 하는 대상을 선정하여 그 인물에 대한 내용을 다루게 됩니다. 어떤 면에서는 옴니버스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와는 전혀 다른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야기의 흐름은 초반에는 각 화가 따로 끊어져서 노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이야기를 이어주는 하나의 끈 - 소년 배트 -로 통칭되는 가해자(?)를 통해서 연결이 되고 있습니다. '소년 배트'에게 퍽치기를 당하는 이 작품에 등장하은 많은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키워드를 뽑아내고, 그것을 모아서 하나의 선으로 이어서 최종에 도달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죠.

각 화는 그 자체로도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지만, 이 각 화들을 모아서 하나로 연결하면 완전한 이야기가 완성이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13개의 액자를 준비해놓고(실제로는 더 많다고 생각함 - 9화 ??문 - )이를 다방면에서 입체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이라고 할까요? 전체적으로 흐름이 굉장히 자유분방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사실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방법입니다. 각 화의 이야기를 따로 준비하면서도 전체적으로 통일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시간이나 공간의 흐름에 따라서 등장하는 캐릭터가 처하는 입장이나 생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면 이야기가 모순에 빠지기 십상이기 때문이죠.

상당히 모험에 가까운 시도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치밀한 이야기 전개덕분에 완전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감독인 '콘 사토시'의 저력이 발휘되는 순간이었죠.

- 망상을 대리: 현대 사회에 대한 강력한 풍자

앞에서 언급한 '소년 배트'는 나오는 대상이 '궁지에 몰린 현대인'에게 나타납니다. 그 대상은 한정되어 있지 않으며, 살아가면서 보여지는 여러가지 스트레스나 강박관념, 압박 등을 견딜 수 없게 되었을 때 나타나서 후려치고는 사라집니다.

1화의 주인공이자 처음 '소년 배트'에게 당한 '사기 츠키코'같은 경우에는 업무의 스트레스와 압박에 시달리다가 당하게 됩니다. 이 사건은 매스미디어를 타고 급속도로 퍼지면서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됩니다. 그 와중에 매 화가 진행되면서 '소년 배트'에게 당했다는 피해자는 늘어나면서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급속도로 번집니다.

이 과정은 특정 사건이 확대 재생산되어서 급격하게 퍼지는 사회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정보의 유통이 빠른 만큼, 안좋은 소식의 파급 효과도 그만큼 커지게 되죠. 게다가 사기 츠키코'가 만들어낸 캐릭터인 '마로미'의 확산현상(붐)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접근이 가능합니다. 매스미디어나 정보의 빠른 전달력이 가지는 파괴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소년 배트'에 당하는 피해자들은 앞서 이야기 했다시피 무언가 '궁지에 몰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이 처한 각박한 현실속에서 쫓겨나는 모습, 그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가 왜곡되고 다르게 보이는 것에 대한 절망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중에는 '소년 배트'에 대해서 '두려워 하면서도, 반대로 찾으려고 하는 듯한' 모순적인 행동을 보여줍니다. (왜냐하면 소년 배트에게 당한 사람들은 오히려 편안해 보였다고 하니까 말이죠.)

즉, '망상대리인'이라는 것은 바로 이 '소년 배트'의 존재 자체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단순한 일개 퍽치기범에 지나지 않았던 소년 배트는 사람들의 망상속에서 자꾸 그 존재가 커져가면서 나중에는 걷잡을수 없는 형태로 폭발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시람들은 자신의 스트레스와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를 이 '소년 배트'에게 대리로 주입을 시키고 그것을 매개로 해서 사태가 자꾸 확산되는 것이죠.

- 이야기의 시작과 끝 : '돌아왔어'와 '잘있어' ; 그리고...

이 부분은 결말을 보고 나서 알게 된 것입니다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때 핵심이 되는 단어는 '잘있어(사요나라)'이라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보게 되면 '돌아왔어(타다이마)'라고 하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즉, 그 존재는 원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불러졌으며, 그 근원이 되는 부분을 해결하는 순간 원래대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부분은 사실 이야기가 처음 시작할때는 거의 인지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끝은 시작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야기의 최종 실마리를 나타내는 결말은 바로 그 두마디에압축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의 마무리는제 전공용어를 빌리면 '재귀적'이라고 할까요? 사람과 대상은 바뀌었지만, 결국 나가고자하는 내용은 같은 패턴을 반복하게 된다는 것을 암시하면서 또 하나의 이야이가 만들어질 준비가 되어있음을 보여주면서 막을 내리게 됩니다.(물론 다시 나오진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찜찜하다고 할 수 있지만, 사실 그보다는 조금은 씁쓸한, 망상이 만들어내는 거짓과 각종 사회 관계의 압박에 시달리는 현실중 무엇을 택해야하는지, 어느쪽이 편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고 할까요? (뭐, 악튜러스 1장의 끝이 생각이나는 것도 있네요.)

- 준수한 작화와 분위기를 타는 연기력

외적인 부분을 좀 살펴보면, 먼저 작화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준수한 편입니다. 다만 중후반을 넘어서면서 다소 선이 거칠어지거나 얼굴이 이그러지는 경우가 가끔 보이는 것이 아쉽습니다.(아마 DVD판에서는 그정도 수준은 보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캐릭터들이 꽤 독창적으로 생긴 관계로 작화가 완벽하게 나오기는 좀 힘든 작품이 아닐까 싶은 부분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가 싶습니다.

성우진들의 연기력은 다소 어두침침한 이 작품의 분위기에 상당히 잘 어울립니다. 다만 사실 영상미나 음향쪽에서 분위기를 그렇게 몰고가는 것도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조금 무미건조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작품 색채가 원래 그런것도 있지만 말이죠.) 어떤면에서는 냉소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연기가 작품의 분위를 탔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이것을 넘어서서 분위기를 이끌어주는 수준까지 되지는 못하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쉽습니다.

- 현대인의 일상과망상 사이의 갈등을 그려낸 수작

[망상대리인]은 그 제목만큼이나 어울리는 깊이를 가진 작품입니다. 현대 생활에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각종 핍팍한 삶에 대해서 무언가 활력소를 얻고자, 혹은 의지할 곳을 찾고자 방황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특히, 그것을묘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마음의 틈을 파고드는 존재를 그려내는 부분까지 포함하여 '현대인의 갈등'을 절묘하게 잡아내서 완성시킨 수작입니다.

특히, 다른 작품에서는 쉽게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실험적 요소가 강한 전개 패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무리없이 하나의 끈으로 묶어서 작품으로 완성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높이 평가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전개 패턴을 만들려고 시도했을까라는 부분에 생각이 미치면 감독인 '콘 사토시'의 역량에 새삼 감탄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는 현실찾기가 되었지만... 어떨까요? 흔한 주제이지만 만들어진 환상과 일상에서의 탈출의 복합심리가 현실을 넘어서면 어떻게 될까요? 역시 현실에서는 병원행이 되어야 할까요.[..]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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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걀 | 2006/11/04 04:46 | 애니 후기 (정식) | 트랙백 | 핑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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