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굴왕

사실 이 작품...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관계상 약식 처리를 하려고 했으나, 그러기에는 상당히 아까운 작품이기에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정식 포스팅을 합니다.(_ _)

이번 포스팅은 내용 전개상 분위기 이상을 언급하는 구체적인 미리니름(스포일러/네타바레)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정도의 작품에 대한 내용도 거부하는 분들께서는 다른 곳으로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 몽테 크리스토 백작의 새로운 해석?

이 작품은 이미 세계적인 명작 반열에 올라있는 작품, '몽테 크리스토 백작'(알렉상드로 뒤마 作)을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초현실적 미래로 시점을 욺겼으며, 원전의 내용을 다시 재구성해서 작품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사실 전 몽테 크리스토 백작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의외로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도 손이 잘 가지 않았던 이유를 모르겠습니다만[..] 그래서 위의 내용은 전해들은 이야기입니다.=_=

암굴왕은 다수의 추천을 받아서 보게된 작품입니다만, 사실 실제로 보기까지는 다른 작품에 밀려서 상당히 오랫동안 제 하드에 잠들어있어야 했습니다. 몽테 크리스토 백작은 안읽어봤다고 하지만, 이미 이를 재해석한 작품(뒤에 이야기 나오겠지만)들을 통해서 꽤나 잔인안 '복수극'이라는 주제는 그다지 끌리는 작품은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시험기간에 걸리는 마법에 빠져서 보게 되었습니디. =_= 미묘하죠. 후우[..] 참고로 제작진은 곤조입니다. 참 오랜만이네요. 곤조[..]

- 2D/3D의 경계선을 허무는 영상미

암굴왕에 대해서 아무 정모가 없이 접근을 한다면, 먼저 자기의 눈을 비비게 될 것입니다. OP가 끝나고 첫 화면에서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굉장히 화려하고 역동적인 화면이 보이지만, 그 자체가 대부분 3D로 처리되어서 입혀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분명히 기본적인 라인은 2D로 잡고 있지만, 내부의 색을 입히는 부분은 3D의 텍스쳐 기법을 이용해서 계속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주게 합니다.

보기전에는 뭐라고 설명하기 힘듭니다만, 대표적인 부분이 '옷'입니다. 현재 시점에서 옷의 무늬가 계속 바뀐다면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이 작품에서 옷의 무늬는 고정된 '배경화면 텍스쳐'에 '옷의 윤관을 바꿔서 드러내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문에 캐릭터가 움직이면 정해진 텍스쳐 화면에 따라서 옷의 무늬가 계속 변하는 듯한 인상을 주게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텍스쳐가 움직이지는 않기 때문에 의외로 연산면에서는 그다지 어려운 부분이 없기도 합니다.)

이런 독특한 기법은 이 작품에서 사실 처음 보았습니다. 사실 텍스쳐를 쓰는 방법이야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이것을 '이런 식으로 적용'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사람이.... 과연 애니메이션 계에서 이렇게 적용할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라고 생각한다면 제작팀의 아이디어는 그저 비상하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전체적으로 3D의 골격 배경을 가진 작품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초현실적, 미래의 모습을 나타내는데는 상당히 주요한 기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모든 장면을 완전히 3D로 처리하였는데,(비행선이라든가 우주의 모습이라든가) 애당초 처음부터 2D도 3D 효과를 입혀서 보여주고 있는 만큼, 2D와 3D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여 이질감을 최소화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효과는 처음에 사람들의 시선을 잡는데는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이질감이 드는 그림체였습니다만,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지면서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배경과 시대관을 설명하는데 아주 적절한 기법을 사용했다고 봅니다.

- 원전의 재해석이라고 하지만, 원전을 모르는데..... 그럼 이 작품은 어??요?

아마 이 블로그 오시는 분 치고 '창세기 외전 1편 - 서풍의 광시곡'(소프트맥스 作, 1998, 이하 서풍)을 모르는 분은 거의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서풍 역시 동일한 작품 - 몽테 크리스토 백작 - 을 원전으로 해서 해당 작품에 맞게 재해석해서 나온 게임이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원전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바로 이 서풍이 생각이 나면서 자꾸 오버렙이 되어버렸습니다.

기본적으로 복수극의 흐름을 따고 있기 때문에, 내용상의 분위기는 상당히 어두침침한 느낌입니다. 초기에는 밝게 시작하지만, 갈수록 시태가 심각해지고 일이 꼬이면서 점차적으로 작품에서 의도하는 바가 서서히 드러나는 모습은 원전의 완성도에 제작진(어느 쪽의 작품이든지)의 재해석이 곁들여져서 인상적인 작품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다만 다른점이 있다면, 바로 '시점'에 대한 것입니다. 보통 몽테 크리스토 백작이 복수하는 당자인 '백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에 반해(서풍에서는 이 역할이 시라노), 암굴왕같은 경우에는 '백작'은 '주요 관찰 대상'이 되고, 실제 주인공은 복수를 당하는 집안의 아들인 '알베르'의 시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됩니다.

이 덕분에 백작의 내면 대신에 알베르의 내면을 투영시켜서 원전과는 다른 느낌의 해석을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물론 각 장면 자체가 모두 알베르의 시점을 통해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주인공이 알베르를 기준으로 돌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생각할 여지가 커진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씁니다.

사실 더 자세한 것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건 뒤로 미루도록 하죠.[..] 일단 서풍이 오버랩되는 부분이 많았지만 (그야 원전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어쩔수 없지만서도-_-;) 암굴왕 자신만의 독특한 시나리오로 쓰여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최악의 상황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요?

원전을 아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간략하게만 이야길 하겠습니다.(사실 깊게 들어가면 큰일나기도 하겠죠) 일반적으로 복수극은 내용 자체의 구성상 땅파는 내용이 많아서 침울하기 짝이 없는 내용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암굴왕은 어떨까요?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실제로 내용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갈수록 작품의 색이 어두워지는건 사실입니다. 내용상으로는 복수를 '준비'하는 단계와 복수를 '실행'하는 단계로 딱 구분이 되는데, 전자가 계속 분위기가 악화되는 쪽으로 흘러간다면, 오히려 실행단계에서는 최악의 상황이기에, 더 떨어질 나락이 없기에 오히려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아주 미묘한 패턴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상황은 좀 다르겠습니다만, 궁지에 몰린 쥐는 어떻게 할까요? [..] 랄까요?

- 완벽에 가까운 싱크

저도 피아노를 조금 쳐봤습니다만, 이 작품에서 상당수의 음악은 피아노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BGM으로만 쓰이는게 아니라, 실제 작품에서 연주하는 부분도 종종 나오는데, 그때 나오는 연주에서 '피아노의 실제 건반'하고 '소리'가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상당히 많은 작품을 봐왔지만, 이렇게 '악기'와 '소리'가 완전하게 맞아떨어지는 경우는 정말 드물었는데 거기서 다소 경악을 하였습니다. (간혹 움직임 자체는 맞아도 '건반 위치'가 맞는 경우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작품의 특징상 다양한 효과음이 사용되는데, 이 과정에서 나오는 각 소리는 영상하고 완전하게 맞아떨어집니다. 도대체 어떻게 만들면 이런 싱크가 나올 수 있는지 두려울 정도로

정확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더 놀라운(?) 것은 바로 이 작품을 만든 '곤조'때문입니다. 곤조는 원래 시작과 끝은 좋지만 중간에 작화가 뭉게지는 등의 '가운데가 부실한' 전통을 가지고 있는 유명한(-_-) 제작사중 한 곳입니다. 그런데 암굴왕에서만큼은 제가 알고 있는 그 곤조의 모습은 저멀리 날아가버리고 완벽주의로 무장한 작품으로 선사를 하였으니-_-; 상식이 깨지는 것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곤조가 이런 싱크를 맞춰서 내놓을때도 있구나- 라고 말이죠.[..]

- 특이한 기법에 특이한 작화

작화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작붕이라고 하면 작화 붕괴를 뜻할정도로 작화는 무너지기 가장 쉬운 부분인데, 암굴왕에서 작화의 모습은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간 곤조에서 봐왔던 작품하고는 전혀 다를 정도로 상당히 양호한 퀄리티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면적인 부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얼굴의 표정에서 미묘한 변화를 감지해서 보는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그런 부분의 처리가 탁월하게 잘 되어 있습니다. 사실상 이 작품에서 선과 악을 단순하게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단지 상황에 따라서 캐릭터들의 모습이 다르게 비춰지게 되는데, 그러한 부분들을 상당히 포착을 잘 해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제가 본 버전이 TV판 기준일텐데 이정도면 그냥 합격이라고 봐도 무방할듯 합니다.

- 다소 수위가 높은 구성

암굴왕은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수위가 높은 작품입니다. 사실 영상만 놓고 보자면 그저그런 15금정도로 볼 수 있겠지만, 성우들의 연기가 참[..] 수위를 알아서(-_-) 올려주고 있습니다.

바로 앞전에 봤던 블랙 라군이 폭력성면에서 18금이었다면, 이건 성적인 부분에서 (국내 기준이라면) 꽤 위태로운 수준에 올라갑니다. 사실(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러한 부분이 아주 중요하거나 하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면 짤라서 방영했을 가능성도 커보입니다.[..] 일단 국내에서는 애니맥스에서 방영했는데 15금으로 표시되어 있네요. 왠지 몇몇 장면은 컷되었을 가능성도 점쳐집니다만 말이죠.[..]

-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고 잘 나오긴 했는데....

뭐랄까,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고 짜임새 있는 구성, 탄탄한 원전을 바탕으로 한 독특한 재해석, 시선을 사로잡는 새로운 애니메이션 기법의 시도, 작화와 연기력, 음악에 이르기까지 나무랄데가 없는 수작으로 보입니다.....만은

뭐라고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뭔가 좀 빠진듯한 느낌입니다. 분명히 갖출것은 다 갖추고 뛰어난 작품이고, 절 새벽까지 붙잡아서 이렇게 밤을 새워서 글을 쓰게 만드는 작품인것은 맞는데.... 뭔가 허전합니다. 끝을 봤는데 조금 공허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사실 일반적인 작품의 결말로는 아주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어주는데 말이죠. 조금 현기증이 드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어쩌면 영상 자체에 익숙치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원전을 통해서 '답'이 거의 대부분 알려진 상황에서 보다보니까 긴장도가 떨어져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너무 잘 뽑혀서 툴툴거릴만한 구석이 없으니 그런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좀 생각을 할 여지가 많은 작품인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퍼즐을 끼워맞추는 형식일수도 있겠지만, 답이 거의 나와있으니 조금 그러한 재미는 덜하고.... 역시 끝을 알고 있으니 중간이아 어찌되었든 끝을 향해서 이야기는 열심히 달리고[..]

결국 제가 툴툴대는건 서풍하고 지나치게(?) 비교를 하려다보니까 그런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시 내용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접해야 좋다고 다시 한번 느낍니다.(최소한 제가 보는 타입에서는 말이죠-3-)

아무튼 상당히 잘나온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원작을 알면 아는대로, 모르면 모르는대로 즐길만한 여지가 많은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밤새워 절 계속 이렇게 정식 포스팅으로 글쓰게 만드는 작품은 (그것도 시험기간에-_-) 그다지 많지 않다는 걸 감안하면 한번쯤은 꼭 보고 가야할 작품이라고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ㅁ- 오랜만에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_ _)

자, 그러면 이제 이 후로는 미리니름(스포일러/네타바레) 영역이니 아직 안본 분들은 스크롤 제어 알아서 잘 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이 작품에서 가질 수 있었던 중요한 가능성중에 하나가 날아갔다고 본 때는 바로 알베르의 친구인 프란츠의 죽음때였습니다. 사실 알베르가 열심히 넋이 나가서 삽파고 있을때, 프란츠가 정신차려서 토닥토닥해주면서, 저는 이 작품이 설마 '주인공을 중간에 교체하는 시나리오'로 쓰여지는건 아닌가 하고 상당히 기대를 했는데, 꼴까닥하면서 기대는 물거품으로 orz. 많이 아까웠습니다.

후우[..] 역시 젊은 그룹(?)내에서도 피를 보는 쪽이 하나정도는 있어야 하나 봅니다. 생각해보면 가장 복수하고 관계가 없어야 할 인물인데 말이죠. 이게 암굴왕이 가진 아이러니가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역시 완전한 해피 엔딩은 힘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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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걀 | 2007/06/09 06:40 | 애니 후기 (정식) | 트랙백 | 핑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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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dunkbear at 2008/03/18 18:22
안 본 애니인데 수위가 높다니 봐야겠네요. (퍽!)
Commented by 달걀 at 2008/03/18 18:57
dunkbear/수위 높은건 딱 한장면 뿐입니다.[..] 아마 국내 방영시에는 짤렸을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먼산) 너무 큰 기대는 마시길 ㄷㄷㄷ
Commented by ZBNIC at 2008/03/18 21:46
에..이거 방영당시에 오 성우님이 촠간지나는군효! 해서 꾸준히 봤었는데
다 좋은데 마지막이 마치 물에 풀어진 휴지같은 느낌이어서
아 그러셈.
하고 기억에서 지웠었어요
화면이랑, 주인공아저씨 포스하나는 끝내줍니다
Commented by 달걀 at 2008/03/18 21:56
ZBNIC/몽테크리스토백작 원작 스타일도 그렇죠. 나름대로 충실한 재해석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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