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계의 전기

  과거에 이미 봤던 작품을 다시 한번 재탕하고 포스팅하는 일은 상당히 드문 경우인데... 이번이 그런 경우입니다. 이번에 포스팅할 '성계의 전기' 시리즈는 이미 2년정도 전에 봤던 작품으로, 당시에 보고 포스팅을 미루다가 내용을 왕창 까먹어서 다시 보고 후기를 남기게 됩니다. 공지에 있는 애니 리스트 순서로 25번째에 해당하니까 제법 초기에 봤던 작품입니다. (현재 100작품 훌쩍 넘은지 꽤 됐으니-_-;)

  이번 포스팅의 내용에는 작품의 분위기를 언급하는 수준 이상의 시나리오상의 미리니름(스포일러/네타바레)는 없을 예정이니 아직 안보신 분들도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습니다.
 
  그럼 시작해보도록 할까요?







- 2년만에 재탕

  서두에 말씀했다시피, 이번 작품은 두번째 보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대다수의 작품이 한번 보고 백업후에 잊혀지는 것에 비하면 그만큼 특별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 사실 여기에는 좀 괴로운[..] 사연이 있습니다.

  이미 '성계의 전기' 시리즈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작품 순서는 (애니판 기준) 문장-단장-전기1-전기2-전기3 이런 순서로 진행이 됩니다. 이 중에서 마지막에 두 시리즈를 제외하고, 나머지, 즉 문장~전기1까지의 자막은 그야말로 안습 그자체. 덕분에 자막 문제로 인하여 '백업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작품 중 하나'였던 셈이죠. 게다가 포스팅도 안하고 넘어가는 바람에 언젠가 해야지 하고 있다가 이번에 다른 분들에게 추천하다가 저도 생각나서 보게 되었으니.... 

  당시 처음 봤을때 기억은 어렴풋이 나는 수준이지만, 이번에 보는 부분과 비교하면 확실히 작품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답을 알고 모르고의 차이'가 이것을 결정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말이죠.


  참고로, 이 작품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소설 자체도 문장, 전기 등 여러 이름으로 분류가 되고 있는데, 그 부분이 애니판에서 그대로 이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번역명은 다 통틀어서 '은하전기'라는 이름으로 출간이 되었는데, 현재는 품절이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벌써 나온지 8년 넘은 SF 소설이니 말이죠.)



- 아마도, 은하영웅전설에 필적한 작품은 이것 뿐

  아마, 은하영웅전설(은영전)을 모르시는 분들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범 SF장르에서 하나의 축을 구성한 작품으로 다양한 방면으로 미디어믹스가 이루어졌던 고전입니다.

  부제에 달렸던 은영전의 비교 대사는 사실 제가 한 것이 아니라, 이 작품과 은영전을 모두 탐독하셨던 어떤 지인이 말씀해주셨던 것입니다. 그만큼 성계의 전기에서 보여주는 스케일은 압도적이며, 작품을 위해서 준비한 배경도 결코 만만찮다는 것을 함축적으로 나타낸 말이겠죠.

  '성계의 전기'를 보지 않으셨던 분들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성계'라는 단어 속에는 이미 우주전이라는 부분이 자동으로 떠오르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전 우주를 배경으로 해서 여러 문제와 대립하는 세력사이에 다툼을 그린 작품으로 스케일은 전 우주, 은하에 달하는 광활한 무대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으로, 이 작품의 원작 소설은 작품을 위한 '언어'를 만들었습니다. '아브어'로 불리는 이 언어는 그냥 작품내에서 가십거리정도로 다루기 위해서 잠깐 소개되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가능한 수준의 언어'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 독특함이 더해집니다.  실제로 지인중 '아브어'를 공부하셨던[..] 무서운 분들도 계시고, 웹페이지를 뒤져보시면 아브어 사전이라던가, 아브어에 개괄적인 내용에 대해서 설명한 페이지를 쉽게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작품의 설정부분에 있어서 집요하게 파고 들어야 만족하는 매니아층이라면 이런 부분은 쌍수를 들고 환영 할만한 부분입니다. 그만큼 치밀하게 계산된 이야기 전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합니다.

 
- 거대한 배경 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에피소드의 세심한 묘사

  은영전을 안봐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러한 거대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것 치고는, 생각보다 '개인사'에 집중한 내용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주인공인 '라피르'와 '진트'의 일은 물론이거니와, 그 주변에 있는 여러 주요 인물들, 그리고 조금은 연관성이 떨어질 것처럼 보이는 다소 멀리보이는 인물들까지도 사적인 부분에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성계의 전기' 자체는 광대한 스케일을 자랑하지만, 실제로 묘사되는 부분은 아주 사소한 부분부터 시작을 합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 각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내는데는 상당히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결과적으로 전술이나 전략도 이러한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서 결정되어지고, 이로 인해서 전세, 더 나아가서 작품의 흐름까지도 변해간다는 점입니다. 결국 '사적인 부분'이 '공적인 스케일'과 결합하면서 어떠한 모습으로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작품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에피소드 중에서도 주 루트는 역시 주인공인 '라피르'와 '진트'의 관계입니다. 여러가지 일을 겪으면서 서로가 상대방에게 대하는 부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보는 것이 상당히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조금씩 달라지는 미묘한 '말투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면 그 재미는 분명 배가 될 것입니다.

  사실 더 말하고 싶어도 일단 본문중에 미리니름은 없다고 공언했으니 이 이상의 부분은 아래쪽에 따로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 현재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의 새로운 규약들

  '성계의 전기' 시리즈의 탁월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세계관에 대해서 이야기를 잠깐 해보겠습니다.

 . 작품의 중심세계가 되는 '아브를 위한 인류제국'은 현대에서는 금기시되어있는 각종 유전자 조작등을 통해서 수명을 늘리고 우주에 적합한 신체를 '만들어'냅니다. 게다가 이들은 자신들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베타적인 면모를 보이지 않으면서도, 말투나 행동은 고압적인 부분이 유지되는 등 굉장히 독특한 의식세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이런 사람이 있다면 살아가기 참 피곤할겁니다-_-...만은)

  자막이 안습이라 이러한 부분을 제대로 살리지는 못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황족(아브리얼)의 어미(말의 끝)가 '명령형'이나 '허가형'으로 끝나는 '~요이'라는 부분을 자연스럽게 붙인다거나 하는 부분들은.... 적어도 현대 일본의 일상 회화에서는 '존재는 하지만 실제로 거의 쓰이지 않는' 단어들로 알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적어도 일본 내부에서는) 말투 자체가 '문화적 충격'으로 받아들일 소지가 다분히 있는 셈입니다. 뭐, 일어를 모르는 저로써는 이정도밖에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만, 일어를 좀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쪽 회화가 '일상어'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단번에 아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s : 같이 보고 있는 지인 J모님에 따르면 라피르의 경우 말투 자체가 '문어체'에 가까워서 더욱 일상 회화와는 거리가 멀다고 합니다.-_-;

  반대로 대적하고있는 나머지 4개국 연합의 경우에는, 비교적 현대에 가까운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각 국이 정치 이념이나 사상에 따라서 나뉘어져있다는 점, 그리고 그렇게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제국에 대항해서 하나로 묶여있다는 점 등은 현대의 국제 정치의 정세와 유사한 점이 많이 보입니다. 

  사실, 재미있는 것은 아브인과 다른 사람들, 소위 말하는 지상인들이 만나서 서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인데, 상식이나 신념의 차이가 더할나위 없이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굉장히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묘사는 나중에 말미에 미리니름 경고 표시 후에 조금 언급을 할까 합니다.


- 작품의 스케일에 걸맞는 연출력

  아무래도 내용 부분만 이야기해도 끝이 없을 것 같으니, 여기까지만 정리하고 이번에는 기술적인 부분을 보겠습니다.

  성계의 전기는 첫 작품인 문장은 1999년, 마지막인 전기3는 2005년에 나왔습니다. 장기간에 걸쳐서 제작된 작품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 '기술의 발전'을 집약적으로 볼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초기의 경우, 같은 DVD판을 본다고 해도 전반적인 채색이나 화질상태가 비교적 열악한 편입니다.(뭐 저는 립으로 봤지만-_-; 코드3가 (나올리가 없지만) 나온다면 사고 싶은 작품중 하나죠.) 추출시에 압축코덱의 문제도 있겠습니다만, 그 보다는 원본 작품의 전반적인 상태가 다소 흐릿한 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느낌은 후반으로 갈수록 꺠끗해져서, 마지막 작품에 가면 같은 캐릭터지만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깔끔하게 그려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전기1->전기2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화면이 16:9로 바뀌고 채색로 새로 한 것처럼 깨끗하게 보이는 것은 상당히 인상적인 변화였습니다. 시간을 두고 본다면 이러한 부분을 체크하는 것도 재미중 하나입니다. 

  전반적으로 우주전이 굉장히 많은 작품인데, 이를 표현하는 연출력은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전투신 자체도 상당히 박진감있게 그려지고 있으며, 원작(소설)에서 그려지고 있는 각종 물리법칙등의 시각적 표현도 잘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사실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중복 영상이 제법 많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거의 정지영상 스타일.... 일러스트 하나 그려놓고 화면으로 서서히 이동시키면서 대사만 나오는 부분도 굉장히 많은 편입니다. 뭐 예산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만, 요즘은 중복 영상을 가급적이면 기피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생각해보면, 역시 '그 당시니까' 라고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어색했냐'라는 것인데, '돈에 쪼들려서 그랬다'는 인상을 주지는 않았으니까 그걸로 OK인지도 모르겠네요.

  작화부분은 잘되야 본전이라는 말을 듣는 곳입니다만, 사실 흠잡을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잘 뽑혔습니다. 실은 작화가 잘나서 중복 영상이나 정지 영상에 태클을 안거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좀 더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있어서는 더할나위 없이 좋지 않았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리즈별로 조금씩 얼굴의 모양이나 이런게 변하는 것은 어쩔수 없지만 말이죠. 그래도 한 작품 내에서 작화의 퀄리티는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니 이쪽도 상당히 괜찮습니다.


- 조금 아쉬움이 남는 음향 및 성우진

  배경음악의 경우, 각 시리즈별로 주제가를 제외하면 거의 같은 것을 공유해서 쓰고 있다는 느낌을 들 정도로 큰 변화는 없습니다. 특히 OP에 쓰이고 있는 그 장엄한 테마는 전 시리즈가 같이 공유하고 있는데, 여러 시리즈에서 동일한 테마음악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꽤 특이한 부분중 하나입니다. 음악 자체의 분위기는 작품의 스케일에 어울릴 정도로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다소 '다양성'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작품의 최종 연기를 결정짓는 성우들의 연기력은 '나쁘지는 않지만 만족하기엔 뭔가 부족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범한 수준보다는 높지만 완전히 마음에 들진 않는다는 정도일까요?

  몇 가지 구체적으로 체크를 해보면, 각 캐릭터들이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는데 있어서는 상당히 괜찮았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러한 '어조'가 '위급한 상황'에서도 이어진다는 것인데.... 성격 자체가 그런 캐릭터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정말 위험하거나 위급한 상황'에서 한번정도는 소리를 지를법한... 쉽게 말하면 '강하게 내질러야' 할 부분에서도 어조의 변화가 별로 없는 것이 좀 마음에 걸렸습니다. 원래 성격이 그런거니까 라고 하고 넘어가기에는 너무 '억제'한 것이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었죠.

  전반적으로 좀 '담담한 독백 스타일의 느낌'이 많았던 연기 중, 아무래도 단연 튀어보이는 캐릭터는 '스폴 제독'역을 담당하셨던 '후카미 리카'씨였습니다. 다소 히스테리컬한 느낌의 하이톤 목소리에 그야말로 '여왕님'(..) 타입에 어울리는 연기력을 보여주셨습니다. 더불어서 스폴과 보조를 맞추는 콤비(..)였던 참모장 '크파디스'역의 '치바 스스무'씨와의 호흡 작품 최고의 만담 중 하나이니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 SF에 관심이 있건 없건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작품

  '성계의 전기' 시리즈의 배경이나 스케일 자체는 분명 SF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쪽 장르를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작품 자체는 상당히 잘 뽑혀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소설을 기반으로 한 광활하고도 탄탄한 시나리오는 물론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영상물로써의 각 요소도 어느 하나 뒤떨어지는 부분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성계의 전기'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SF를 SF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라는 근본적인 부분에서 접근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으로 접근을 하면 아무래도 굉장히 매니악해지기 쉬운 장르에서 이렇게 '관계'를 가지고 이끌어나가는 모습은, 비단 SF를 좋아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여러 타입의 사람들에게 공통으로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확실하게 있습니다. 저도 후자중 한사람이기도 하니까요.

  지금까지 나왔던 성계 시리즈의 전 작품을 다 보려면 아무래도 다소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총 편수는 약 40화 남짓정도 되니까 적은 분량은 아니죠. 하지만 '시나리오'나 '이야기의 흐름'을 중시하는 분들이라면 이 작품의 타입이 굉장히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아직 안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다만 자막은 제대로 준비된 버전이 없으니 다소 고생을 하실테니 그 부분은 각오[..]를 하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orz



  본문 후기는 이정도로 하고, 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잡설을 좀 아래쪽에 늘어놓을까 합니다. 이 아래부터는 미리니름(스포일러/네타바레) 영역이므로 아직 '성계의 전기'를 안보신 분들은 읽지말고 바로 스크롤을 내리거나 페이지 이동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독특한 작품입니다. SF를 SF로 끝내지 않았다는 점이 무엇보다 그랬는데.... 일단 설정부터 좀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제국'의 설정은 현대의 시각으로 보면 정말 납득하기 힘든 부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체제가 봉건적인 스타일로 돌아간것은 물론이고, 여기에 '숙명 유전자'를 심어서 복종심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한다든가, 신체를 강화시키고 장생을 실현하는 등의 유전자 조작은..... 현재는 물론이고, 향후에도 이 룰이 깨질 가능성은 최소한 우리 세대가 살아있는 동안에 보기는 힘든 부분임에는 분명합니다.

  이 부분은 인류통합체 등의 상대방들에게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으로 체제 선전에는 '인간이 아닌 인공기계'로 묘사되는 등 도저히 상대방을 인정할 수 없다는 수준의 큰 간극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인간'의 범주는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부터 가능한 부분이죠.
 
  물론 작품 내에서는 유전자 조작을 했을 뿐, 기본적으로는 '사람'이라는 포인트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현재 존재하지 않는 개념'에 대한 '상상의 정립'이라는 점은 상당한 배경과 지식적 기반이 갖춰지지 않으면 설정하기 힘든 구조입니다. 이 설정이나 구조만으로도 본 작품의 매력이 배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이 때문에 '아브인'과 '지상인'의 만남은 사람에 따라서 다르지만 정말 그 생각의 차이가 큽니다. 상대적으로 '아브인'은 '지상인'에 대해서 '생각이 다른 흥미로운 존재'로 보고 있는 경향이 강한데 반해서, '지상인'은 '아브인'에 대해서 '인간같지도 않은 것들'부터 '그저 우리랑 다른 존재인 인간들'이라는 시각까지 다양하게 혼재되어 있습니다. 아브인이 전반적인 시각이 유사한 것은 학습의 효과도 있겠지만 아마 유전자의 문제도 있지 않을까라는 추정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몇 가지 예를 보면.... '진트'와 같은 함정에 배속된 동년배의 '에크류아'가 '진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접근하는지, 그리고 진트의 단짝이었던 '쿠 드린'이 진트의 협력 요청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는지 등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시스템상으로 본다면 '제국'에서 일하는 사람중 '진짜 아브인'은 소수이고, 심지어 재상도 '지상인'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아브의 체계에 잘 융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뭐랄까.... 최소한 작품에서 '제국'은 '사상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기준이 없다'라고 말할 수 있을정도로 광범위한 생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한, 이런 스타일의 '제국'은 현재 역사에까지는 존재하지 않았죠. 아마 앞으로도 존재하기는 힘들것 같습니다만[..] 

  참 특이한 부분인데, 현대 상식 선에서 '관용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굉장히 까다롭고 엄하게' 구는데 비해, '당연히 까다롭게 생각해야할 부분'은 '굉장히 너그럽게' 보는것 같습니다. 현대 상식을 뒤집으면 아브인의 상식이 될 정도로 간극이 심하죠. 이러한 부분을 알게 모르게 작품속에 잘 스며들여서 보여주고 있어서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로 개인적으로 연출면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여러 전투신 등보다도 이러한 '생각의 차이'의 부딪침을 표현한 부분인데, 죄다 미리니름이 되다보니까 위에서 언급을 못하고 이렇게 따로 뽑아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군요.[..]


  한편, '라피르'와 '진트'의 풋풋하다 못해 미적미적한 수준으로까지 보이는 이 애정행각(..)은 작품의 전체를 관통하는 이미지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말해서 '육체적 관계'가 없이 자손을 만들 수 있는 작품 속에서 일정한 의미 이상의 애정표현은 오히려 불필요한 것으로 간주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그 흔한(?) 키스신 한번 안나오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러한 흐름을 견지한 작품도 드뭅니다. 하지만 굳이 행동으로 그렇게 표현하지 않아도 서로 상대방에 대해서 '애정과 경의를 담고 있다'라는 점은 유감없이 볼 수 있었으니까 그걸로 만족(만족하는 대상은 시청자/독자들이겠지만)하라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방법도 여운이 남아서 좋았습니다.

  기수별로 살짝 살펴보면... 사실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문장'은 진트와 라피르의 제국 귀환기, '단장'은 라피르의 '탄생', '전기1'은 본격적인 쌈박질, '전기2'는 대행영주의 삶, '전기3'은 진트의 귀향기....정도로보면 됩니다. 꽤나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는 작품에서, 실제로 '주된 테마'가 되는 것은 결국 두 사람의 움직임, 동선을 따라서 가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2'는 다른 기수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본 진행에서 어긋난' 느낌을 주고 있어서 꽤나 독특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전기 2기 초반부의 거의 반담 가까운 회의 부분은 사실 '아브인'과 '지상인' 그리고 중간자적 위치인 '진트'의 입장이 잘 대비되면서 재미를 선사하는 탁월함이 돋보인 부분이었습니다. 순간 작품의 장르가 블랙 코미디의 개그류로 바뀐줄 알았죠.[..]
  
  끝으로, 4기....는 예정은 되어있는데 나오지 않는 이유가, 소설의 진행이 느리기 때문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잠깐 볼 수 있었습니다. 과연 언제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사실 3기의 마지막 장면은 '이걸로 애니 시리즈는 마감한다'라는 느낌도 강해서 좀 섭섭했는데 말이죠. 벌써 3기 나오고도 3년 넘게 시간이 흐르고 있는데.... 다시 만날 수 있는 작품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by 달걀 | 2008/05/19 15:54 | 애니 후기 (정식)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egginn.egloos.com/tb/36067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달걀네 얼음 별장 : 현재까지.. at 2008/05/19 22:00

... (1묶음)27. 크르노 크루세이드 - 24화 (2묶음)28. 코믹파티 (1, OVA, 2기)- 13 + 4 + 13 = 30화 (OVA는 7분짜리 4개이므로 사실상 2묶음) 29. 성계의 전기 (단장, 문장, 전기1,2,3기) - 1 + (13+1) + (13+1) + 10 + 2 = 41화 (3묶음)- 2차 집계 : 13작품 411화 (약 26묶음) ★ ... more

Commented by 死海文書 at 2008/07/01 14:33
4권 삐걱이는 시공이 3기처럼 OVA를 만들기엔 좀 애매해서 그렇지 않을까요.

5권에서 아마 하니아 연방과의 접전, 그리고 쌍극 작전과 눈결정 작전의 성패가 나올 것 같은데. 그것이 나오기 전에 애니를 만들 순 없는 노릇일 테니까요.

Commented by 달걀 at 2008/07/02 22:05
死海文書/저도 듣기로는 소설쪽 진행상황이 무무무무 느려서 다음 작품이 언제 나올지 기약하기 힘들다고 들었습니다.=_=; (그전에 연재를 하기는 하는것일지가 더 걱정입니다만[..])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